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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스압) 의사들의 비인기과 기피 현상과 노알라국의 전문의 공급 시스템을 Araboja [레벨:4] 단풍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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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국 의게이가 아니라서 한국 의사들이 왜 특정 진료과로 몰리고 다른 과는 피하는 이유에 대해 정확하게 말할수는 없어.

다만, 매우 복잡한 구조적인 문제이고, 자칫 심각해질수도 있는 문제라는건 확실한거 같아.


관심없을 게이가 더 많을꺼 같지만, 원래 쓸데없는 정보가 없으면 정보글이 아니지 않냐 이기야!


내가 직접 경험해보지 않았고, 결국 카더라 수준이지만, 한국에서 의사생활 하는 사람들한테 들은 얘기들을 짧게 간추리자면,

인기과의 조건은 다음과 같다고 할수있어.


1. 수련이 비교적 편하다.(내과, 외과는 당직을 밥먹듯이 해.)

2. 전문성이 있다.

3. 의료사고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다.

4. 수련을 마치고 개업을 하지 않더라도 괜찮은 일자리와 높은 소득을 기대할수 있다.


한국이 아니더라도 위의 조건은 어느 나라나 통용된다고 생각해.


게이들도 들어봤겠지만 피안성정재영, 즉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정형외과/정신과, 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를 보통 인기과라고 말하지.

이 중 정형외과는 수련이 빡세다고 알고있어.  군기도 제일 심하다고 해.


암튼 피부과 (피부과 보드 없어도 하는 의사들 많음), 성형외과 같은곳은 김치년들이 갑자기 죽지 않는이상 계속 수요가 있을꺼고,

안과는 다른 의사들이 코스프레 할수없는 확실한 전문성이 있고,

정형외과는 팔다리 부러지고 교통사고 당하는 환자들이 많으니 걱정이 없고, 

동네 정신과 의사는 우울증 환자들의 급증으로 가만히 앉아서 경청하거나 경청하는 척 하면서 약 처방 해주면 되고,

재활의학과는 많은 교통사고 피해자들과 늘어나는 노인들  때문에 전망이 좋으며,

영상의학과는 수많은 중소 병원에서 엑스레이, CT, MRI를 가만히 앉아서 판독해.


인기과에선 생명과 직관된 질환들을 다루지는 않는다고 볼수있어.


보통 메이저 진료과는 내과, 외과, 소아과, 산부인과를 말하는데,

생명을 다루기 때문에 정말 중요하다고 볼수있어.

웃긴건, 필수적인 치료를 하는 진료과들이라서 

웬만한건 모조리 보험처리가 돼.  수가도 인플레에 안맞게 책정이 되있고.

한국 의료보험제도는 환자들한테는 진짜 ㅆㅆㅌㅊ 라고 생각해.


내과는 일반내과 외에도 소화기, 호흡기, 내분비, 신경, 종양, 혈액, 심장 등 으로 세분화 되고,

중소병원에 전공을 살려서 취직할수 있기때문에 공부 잘하는 의대생들이 많이 가는걸로 알고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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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외과,소아과, 산부인과야.


성형외과를 제외하면 개업해서 어느정도 벌수 있는 과는 이비인후과, 신경외과, 성기확대 하는 비뇨기과 정도 되는걸로 알고있어.

하지만 수도권이나 대도시 주변에서 나가지 않는 이상  이미 경쟁이 피터진다고 들었다.

흉부외과 수련 마친 사람들이 하지정맥류 클리닉을 개업하긴 하는데, 그냥 여러가지 보는 일반의 (General Practitioner) 로 일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꺼야.


각종 암 수술이나 심장수술을 하려면 큰 대학병원으로 가야하는데, 문제는 수련을 마치고 큰 병원에 남는건 노무노무 힘들어.

전문의 수련을 끝내고 펠로우 (전임의) 를 하다가 어쩌다 자리가 생기면 강사가 되고, 부교수, 정교수가 되는데,

일단 자리를 잡은 의사들이 20년 이상 일하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자리가 아예 안생긴다.

교수 되는 사람들은 의대에서도 공부를 엄청 잘하고, 연줄이 있으며, 운도 따랐다고 보면돼.


실컷 힘들게 외과 수련을 마치고도 대학병원이나 다른 큰 병원에서 자리를 못잡는 사람들은 전공과 관련없는 

피부미용, 성형, 아니면 그냥 동네 의사 해야돼.


억울하지 않겠노?  

의대 6년 (의전은 총 8년), 인턴 1년, 레지던트 4년, 펠로우 1,2년, 군의관 3년 했는데 

일반의 개업이나 작은 병원에 취직해서 1억 살짝 넘는 정도 버는건 기회비용을 생각한다면 절.대.로 많은 액수가 아니야.

수련의 할때는 병원에 따라서 좀 다르지만, 3500에서 5000만원 (레지던트 최고 연봉은 서울삼성병원으로 내과 2년차가 5600만원 받는다고 한다)

받지만, 평균 근무시간이 일주일에 100시간이 넘기때문에 연봉이 적은곳은 시급이 5800원 정도로, 겨우 최저시급 넘는 수준이야.


일게이들도 인기과에 가지 못할꺼라면, 힘든 수련을 굳이 받으면서 몇년을 낭비하고 싶을까, 아님 인턴만 마치고 바로 

일반의로 일할까?  보드를 딴 전문의들 상황이 더 났겠지만 난 가능하다면 바로 돈벌고 싶을꺼 같아.


소아과랑 산부인과는 애들이 비교적 많이 태어나던 80년대, 90년대 초에는

개업해서 돈을 많이 벌었기 때문에 의대에서 공부 잘했던 사람들이 선호하던 인기과에 속했다고 알고있어.

내 이모부가 80년대 후반에 소아과 개업을 했는데, 그때 돈을 쓸어모아서 냉장고에 현금을 박아두던 모습이 기억난다.

왜 금고를 안쓰고 굳이 냉장고를 썼는지는 모르겠다.


이모부 동기중에 성적이 ㅍㅌㅊ 인 친구가 소아과에 지원했다가 교수가 피부과나 알아보라고 해서 친구가 "사람을 도대체 어떻게 보고" 이러면서

술마시며 푸념했다고 그러더라.


암튼, 요새 출산율이 씹망이라 전공살려서 개업해도 망할 가능성이 매우 크고,

대학병원에 남기는 어차피 힘들어서 그냥 동네 일반의를 해야할꺼야.


이제 패턴이 보이노?

비인기과 사람들은 힘들게 수련을 해도 전공을 살릴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고,  대부분 동네의사 해야한다.

기회비용 때문에 아예 수련을 안받기로 결정하는 의사들도 늘어나는걸로 알고있고,

비인기과 수련의들은 어떻게 보면 대학병원의 가성비 ㅆㅆㅌㅊ 의 값싼 노동력이라고도 볼수 있겠다.


전공의가 부족해진다고 해도 수도권이나 대도시의  대학병원에 가깝게 사는 사람들은 문제가 없는데

지방 도시에 응급수술이나 분만을 할수있는 곳이 부족해서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특히 7시 남부가 많이 열악하다고 카더라.

그러니까, 인기가 없지만 중요한 진료과의 의사부족은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수도 있어.


의게이들이나 다른 의료계 종사 게이들이 내가 틀린점 있으면 지적 해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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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한국 상황을 정리하기로 하고

내가 일하고 있는 노알라국의 전문의 수련제도에 대해서 얘기해볼께.


간단히 호주의 의료제도에 대해서 말을 하자면,

영국의 영향을 받아서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의료 제도 (Medicare)가 있고,

민영 부문도 있어서 두개의 시스템이 공존해.


공공의료 제도는 빈민층을 제외한 모든 국민이 버는 돈의 1.5%, 고소득 층은 2.5% 의 세금을 걷어서 운영을 해.

적자가 생기면 정부의 다른 세수에서 충당을 하고.

세금 1%를 더 내야하는 고소득층이 만약 공보험을 버리고 사보험을 쓴다면, 다른 사람같이 1.5%만 낸다.


환자들의 입원치료는 전액 무상이야.

아무리 큰 수술이나 치료를 받아도 그냥 몸만 왔다가 가면 된다.

위급한 치료는 기다리지 않고 바로 받는다.

좌좀들이 바라는 무상 공공의료 제도의 문제점도 매우 많지만, 이 글의 논지에서 벗어나므로 문제점은 커버 안할께.



암튼, 이제 의사 수련제도에 대해 알아보자.

의대에서 졸업을 하면 한국과 마찬가지로 1년간 인턴으로 일반 수련을 해야돼.

내과, 외과, 응급의학 10주씩, 관심있는 과 5주 (흉부외과, 심장내과, 중환자의학 같이 사람 죽일수 있는 과는 인턴이 못해), 그리고 다른 선택과 10주를 한다.


2년차에는 조금씩 세분화된 수련을 받아.

내과, 외과, 응급의학과, 가정의학과, 정신과, 소아과, 산부인과, 호주에서 메이져 진료과라고 생각하는 계열들로 갈라져서 수련을 받아.

계열이 어찌됐던 5주간 내과랑 외과병동 당직을 해야하고, 5주간 시골근무, 10주간 응급실 근무를 의무적으로 해야돼.


내과 외과 계열 애들은 여러 분과를 돌며 일을 하고,

가정의학 계열은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므로 소아과, 산부인과, 응급의학, 마취과, 내과, 외과  그리고 깡촌근무를,

정신과, 소아과, 산부인과는 주로 그 과에서 수련을 받는다.


이렇게 2년차 수련을 마친 다음에는 본격적으로 전공의 수련을 시작해.

한국에서는 대학병원에서 자체적으로 전공의를 뽑는걸로 알고있는데,

호주에서는 각 과의 협회가 향후 전국적인 수요와 공급을 생각해서 매년 받는 전공의 숫자를 결정해.

즉, 매년 각 협회에서 뽑는 전공의 숫자가 달라진다는 소리지.

비인기과든 인기과든 미래의 수요와 정부병원 전문의 자리의 공급을 예상해서 전공의들을 뽑아.


물론 대도시 병원의 전문의 자리는 한정됐으므로 수련이 끝난 의사들의 경쟁이 피터지지만,

조금만 작은 도시로 가면 전문의로, 그 병원의 스텝으로 일할수 있기때문에 전문의들이 전공과 관련없는 일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보면돼.

소도시 주민들이 전문의 부족으로 응급수술을 못받는다던가 큰 도시로 분만하러 가는일은 없다는 장점이 있어.


호주 의료제도의 근간은 GP (general practitioner) 즉, 동네 의사들이야.

정확하게 가정의학과 전문의들이지.

동네에 소아과 의사 따로, 내과의사 따로 골라가는게 아니고, 아프면 무조건 이 GP 들을 보러 가거나 응급실에 가야돼.

그래서 환자가 전문의를 봐야 하겠다고 생각하면, 종합병원 전문의에 의뢰를 하지. (Referral)


가정의학과는  2년간의 기초수련 끝내고 2년을 더 해야하고, 

가정의학과 안에 따로 시골의학과가 있는데, 수련기간이 총 5년정도 돼고, 제왕절개같은 수술, 간단한 마취 등 웬만한건

다 할줄 알아야돼.  만약 큰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해야 할때는 Royal Flying Doctors 라고, 응급의학이나 중환자의학 전문의가 

응급 구조대원이랑 비행기 몰고가서 큰 병원으로 데려가.


암튼, 제일 수요가 크기때문에 가정의학과 협회에서도 제일 많은 전공의를 뽑아.

의대생중 반 이상은 이 동네의사가 된다고 보면 돼.


들어가기 제일 어려운 과는 흉부외과, 일반외과, 신경외과, 정형외과, 성형외과, 이비인후과, 안과 등 일단 수술하는 과는 들어가기 힘들어.

피부과도 들어가기 힘들지만, 동네의사들이 피부를 많이 보기때문에 진짜 이상한 피부질환이 아닌이상 웬만한 사람들은 피부과 의사 안찾는다.


일단 다른 의사들에 비해서 연봉도 많이 받고, 사회에서 존경을 받아.

들어가기 힘들기 때문에 많은 의사들이 2년간의 기초수련이 끝나고도 2,3년 길게는 5년동안 비공식 전공의로 협회에서 받아줄때까지

1년차 전공의 역할을 하곤 해.


산부인과는 임산부나 부인들을 좋아하는 패미년들이 많아서 인기가 좋고,

애들 좋아하는 인간들은 소아과 한다.

여기 출산율은 ㅍㅌㅊ고, 이민자들도 많아서  소아과랑 산부인과 전망은 괜찮아.


정신과는  한국과 달리 호주 의대생들이 하기 싫어하는 과중에 하나인데

이유는 일단 정신병을 가진 사람들을 무서워 하는 애들도 있고,

완치를 기대하기가 힘들며,

몸 편하게 얘기듣고 약 처방하는, 어떻게 보면 지루함 때문에 인기가 없어.


암튼 이곳에도 인도 출신 의사들이 졸라 많은데,

머리는 정말 좋은거 같아.  인도에서도 의대는 들어가기가 엄청 힘드니까.

물론 다그런건 아닌데, 학업을 영어로 한 인도 의사들도 영어가 어눌해서 소통의 문제가 생겨.

의사가 환자나 다른 의료인과 소통이 잘 되지 않으면, 환자가 피해를 봐.


동남아나 인도 의사들중 실력 있는 놈들은 자국에 남던지 선진국으로 가기 때문에,

한국에는 ㅎㅌㅊ 만 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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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수요와 공급에 따라 협회에서 뽑은 전공의들의 관리하에 1,2년 차, 또는 그 이상되는 의사들이  허드렛일을 하고,

그러므로 전공의들은 비교적 편하게 수련을 받으며,

수련이 끝나면 일자리가 보장되고 적절한 대우를 받기때문에 

생명을 다루는 메이저 진료과들의 의사부족은 있을수가 없어.


한국도 제도정비를 하면 의대생중 최고의 두뇌들이 더 많이 외과에 지원을 할꺼라고 믿어.

나머지 의대생들의 대부분을 가정의로 빠지게 해서 1차 진료의 질을 높이고, 기본 수련기간을 늘려서

노동력 부족한 과에서 일을 하게 하면 어느정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아는것보다 당연히 문제는 훨씬 복잡하겠지.

환자들이 수도권의 대형병원으로 가려 하는것도 막을수는 없고.


한국같이 좋은 의료제도의 혜택을 받는 국민들이

성형외과나 피부과 진료에는 돈을 아끼지 않으면서, 심장수술이나 암수술을 받고 내는 치료비에 생색을 내는건

정말 웃긴거라고 생각한다.


5줄 요약


1. 인기가 없지만 매우 중요한 진료과의 전공의들의 숫자를 늘릴려면

2. 그들을 값싼 노동력으로만 쓰지말고,

3. 힘든 수련 이후 일자리와 대우가 보장된 환경에서 수련을 받게 해야된다.

4. 동남아, 인도 의사는 ㅎㅌㅊ만 한국에 올 가능성이 높다.

5. 한국의 의사들과 의료보험 제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긴글 읽어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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