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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골프에 입문해본 소감.ssul.(일베간 바둑에 입문해본 소감을 읽고) [레벨:3] 분노의방구

회사일도 지겨워지고 새로운 취미를 가져볼까 하던 중, 어릴때 아버지가 강요에 가깝게 시켰던 골프가 생각나서 골프채를 다시 꺼내어 들었다. 

오랜만에 닭장가서 공을 좀 까고 하다보니깐 이게 웬걸 은근히 공도 잘 맞는거 같고(사실 10개중 2~3개가 맞은 거였지만) 잘 할 수 있을것만 같았지 그래서 친한 후배 중에 아마추어시절 국가대표 상비군까지 지냈던 후배한테 30만원씩 염가의 수강료로 정말 알짜같은 레슨을 몇개월 간을 받았다. 


제대로 배우고 보니깐 내가 쳤던 골프는 그냥 게이트볼 수준이였고, 어떻게 백돌이라도 깨보려는건 진짜 막연한 일처럼 보이더라 이게 벌써 4년전 일이니깐..

아마 골프 쳐본 게이들은 알겠지만 초보들의 제일 큰 문제중에 하나는 본인의 스윙탓보다 채 탓을 하는 경향이 많다. 


필연적으로 따라붙는게 일명 '장비병'이라고 하는 돈질이 되는거지. 연습장 가보면 알겠지만 나름 타석 뒤에 서있는 캐디백과 그 안에 들어있는 클럽이 곧

그 골퍼의 실력을 보여주는 것같은 기분이 든다. 결국 연습은 제대로 안하면서 필드나가서 돈잃으면 아이언세트 바꾸고 쓰리퍼터 많이 한 날은 퍼터 바꾸고

오비 많이 낸 날은 드라이버 바꾸고 하는 이런 개 병신같은 짓을 무한 반복하게 되지


딱 삼개월만에 깨닫고 그때부터는 정말 일주일에 5일 이상을 연습장에 투자했지 출근충이라 시간을 내기 어렵긴 했지만 그땐 회사일도 한가할때여서 정말

평일은 최하 600개 이상 주말엔 아예 연습장에서 밥먹고 기거하면서 1500개 이상씩 치는 생활을 반복했다. 갈비뼈도 세번 나가고 오른쪽 어깨 회전근도 

부상당하고 허리도 안좋아졌지만 죽어라고 한번 매달려봤지 아 물론 모든 티비 채널은 골프채널에 고정해서 레슨 프로그램을 꾸준히 보는것도 잊지 말아야한다

얼마나 미친놈처럼 쳤나하면 여친이 하도 지랄을 하니깐 여친까지 골프로 끌어들여서 채사주고 연습장 등록시켜주고 같이 다니고 여친 생일날도 밥먹고

연습하러 같이 가고 했었지 


아 근데 이게 존나 웃긴게 뭔지알어? 

이 개 좆같은 시발롬의 골프란게 연습을 많이 한다고 잘치는게 아냐 진짜 이렇게 피드백 없는 운동은 난생 첨이더라 어떤날은 잘 맞아서 아 이제 안정권에 올랐나

싶으면 담번엔 또 와르르 무너지고 시발 좆같아서 안쳐야지 하고 마지막이다 필드 나가면 또 존나 잘맞고 이 생활이 거의 1년간 반복이 되었다

1년이 조금 지났을때 드디어 싱글에 근접한 스코어가 슬슬 나오기 시작하더니 1년 3개월만에 이포CC에서 생애 첫 싱글을 쳤다 

(싱글이란거 오버파가 한자리수 일때 싱글 디지트 플레이어라고 한다 예를들면 이븐파가 72타니깐 여기서 +9타까지를 싱글)


이때부터는 좀 나태해지기 시작했지 몸도 좀 안좋아지는거 같고 회사일도 바빠서 한 몇달 손 놔버리고 살다가 어느날 갑자기 라운드가 잡혀서 허겁지겁 나갔는데 아 시발 이게 웬걸 사람들은 나 싱글치는줄 아는데 가서 시발 백타를 치고왔다 얼굴도 화끈거리고 얼마나 창피하던지 

아까 바둑게이가 말한거랑 똑같이 이것도 한번 손을 놔버리면 유지하던 스코어도 한없이 추락한다(골프다운 골프에서 개병신 백돌이로 변신)

고로 실력을 유지하려면 최하 적어도 일주일에 3회 이상은 연습장에가서 한번에 300~400개 정도는 공을 쳐주면서 감각을 유지시켜놓지 않으면 그야말로

그 동안 썼던 시간과 돈은 다 물거품이 되버리는 개 좆같은 운동인거지


니들 자전거 한번 배워두면 언제든지 다시 타도 똑같이 탈수 있잖아? 그리고 웬만한 몸으로 하는 운동이 다 그렇듯이 한번 근육에 메모리 시켜두면

잊혀지지 않는거 근데 이 개 좆같은 골프는 그런게 없다 그러니깐 시팔 타이거우즈도 컨디션 좆같은 날은 오버파에 심지어 80대 타수까지 치는 날도 생기는거고

또 스윙이 계속 바뀌니깐 일년내내 옆에 일류 티칭 프로를 붙여놓고 사는거지 그런데 아마추어가 어떻겠어


결국 들인 돈이 아까워서 다시 골프채를 잡았고 바둑게이처럼 다 버리고 놓지못하고 다시 불철주야 노력한 끝에 요즘에는 잘 맞는 날은 싱글 좀 쳐지는 날은

80대 초중반 타수 정도로 유지가 되더라 


언젠가 게이들도 나이먹고 골프칠 때 되면 신중하게 생각해라 난 그대로 이왕 시작한거 제대로 하는게 좋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했고 또 장비만 좋은거 들고와서

여자랑 시시껄렁 농담이나 따먹으려고하고 골프는 개병신같이 치는 인간들 정말 혐오했는데 목적을 사교(엔조이)나 혹은 싱글골퍼(스트레스 그러나 성취감)냐에 두고 이왕 그 방향으로 정했으면 감수하고 쳤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시간이 넘치고 주머니에 돈은 많은 한량들에게 이만한 스포츠는 없는거 같다 연습만 열심히해서 보기플레이어 수준만 만들어놔도 정말 

여자들이랑 즐겁게 4~5시간 잔디 밟으면서 보내고 끝나고 나선 근처 맛집(골프장 주변 음식점은 대부분이 ㅆㅅㅌㅊ에 가격도 존나 비싸다)가서 소주한잔에

맛있는거 먹고 술도 깰겸 근처 모텔가서 19홀 탐험도 하는 꿈같은 생활을 나이 60살이 넘어서까지 할수있으니깐 말야


골프장에가보면 벤틀리 조수석에서 존나 예쁜 20대 아가씨내리고 운전석에는 50대 아저씨가 금장 롤렉스나 브레게 금통차고 내려서 팔짱끼고 클럽하우스

유유히 들어가는 장면들 많이 본다 

난 그냥 골프 자체만을 사랑하는 헝그리 골퍼니깐 입만 다셨지만 니들은 돈 많이 벌어서 꼭 저렇게 살아라 두번 살아라


한줄 요약 : 시간이 줄줄 넘쳐나고 주머니가 꽉찬 게이는 정치판 기웃거리지 말고 골프쳐라 꼭쳐라 두번쳐라